서가에서 브로콜리아보카도샐러드 브로콜리
2023-01-24 · -18도/맑음, 36분/운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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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30124, #조식다이어리 658, -18도/맑음, 36분/운동
오늘 아침, 잠이 덜 깨 눈을 반쯤 뜬 상태에서 읽었던, 글이 인상적이었다.
그래도 우리 삶이 영화보다 나은 이유는 잡을 수 있는 온기 가 있기 때문이다.
내멋대로 '우와, 방금 영화 같았다.' 라고 생각하는 순간이 있다. 시험 시간, 1분 1초 촉박하게 흘러가는 속에 바쁘게 움직이는 손이 이상하게도 만족럽게 느껴질 때. 늦은 하교 시간 복도로 햇살이 늘어질 때, 그 사이로 발소리 하나만 울리고있을 때. 어느 날은 비가 쏟아지는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뽀송했고 누군가 예고 없이 머리카락을 만지면 뒷목이 간지러웠다. 아, 진짜 조금만 더. 조금만 더 길었으면 좋겠다. 혹은, 내가 원하는 순간에 이곳으로 돌아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. 난 초록이 우거진 틈새로 반짝이는 어느날의 거실을 자꾸만 들여다봤다. 해가 노을을 향해 꿀떡 넘어갈 때까지.
그러니까 이런 순간만이 영화 같다면 얼마나 좋아.
원하지 않아도 영화 같은 순간은 길고 긴 모의고사 시간에 시험지에 코를 박고 몰래 울었을 때. 그러면 안 되는 순간에 화를 내고 말았을 때. 누군가 나를 관객의 시선으로 참을성 있게 지켜보지 않았다면 이해받을 수 없는 감정에 휩쓸렸을 때다. 이상하네. 드라마 보면 이렇게 울고불고 해도 괜찮던데. 그들은 뭔가를 마구 쏟아내고, 있는 힘껏 불행해진 다음 컷, 하면 그만이지만 난 그게 아니라는 걸 실제로 그렇게 해 보고서야 알았다. 아무리 슬퍼도 나에겐 이 다음을 이어나 갈 의무가 있었다.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도 어쩔 수 없다. 우리에겐 컷, 해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.
모든 것이 덧없던 빌런과는 정확히 반대로, 내겐 아무것도 덧없지 않아서 괴로웠다. 모든 것이 너무 소중했으므로 종국엔 똑같이 모든 걸 베이글 위에 올려버리고 싶었다. A컷 B컷으로 나누고 한정된 시간 안에 가장 효율적인 감동을 창출하기 위해 나의 어떤 장면도 생략할 수 없었다. 그러니 우리에게 허락된 이 비효율이 얼마나 귀한지. 어차피 모든 것을 지켜보는 이는 나 하나뿐이므로 다른 관객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돼. 원한다면 마음에 드는 장면을 한없이, 한없이 길게 늘이고 반복해도 돼. 마음에 안 들면 중간에 내 마음대로 장르를 변경하고, 영화처럼 울고 웃다가도 멋없게 뒷수습해도 돼. 바로 이것이 영화 밖을 벗어난 우리의 권리다. 영화 건너에서는 느낄 수 없는 사람의 온가는 이 순간 탄생한다. 잘라내고, 생략하고, 다듬지 않은 채로 어수선하고 바지런하게 수습하 고 있을 장면이 대부분일 모습.
#서가에서 1월호
잡을 수 있는 온기가 가득한 샐러드,
-끓는 물에 브로콜리를 데친다.
-아보카도 반 개는 큐브 모양으로 썬다.
-피스타치오 껍질을 까고 잘게 다진다.
-올리브오일 3, 와인비니거 1, 홀그레인머스타드 1/2 섞어 드레싱, 후추후추
피스타치오를 곁들인 #브로콜리아보카도샐러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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